항아리수제비

손으로 띠어 만든 수제비를 옹기 그릇에 담아 표주박으로 떠 먹는 맛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음식 중에는 날씨가 흐리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 등 간절히 먹고 싶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땡기는 음식이 있기 마련... 그 중에 하나가 엄마가 해주시던 수제비가 아닐까 한다. 김해시 흥동에 위치한 항아리 수제비는 외관부터 범상치 않을 뿐 아니라 어머니가 해 주시던 그 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대나무를 쌓아서 만든 이곳은 시원함과 정갈함이 묻어난다. 내부 역시도 이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는데, 대나무 발로 만든 가리개가 편안하고, 대나무 돗자리가 깔려 있는 자리는 좌식으로 앉아서 도란도란 칼국수와 수제비를 먹을 수 있으며, 한켠에는 투박한 나무로 만든 테이블이 있다. 수제비와 칼국수는 멸치 국물로 시원한 국물 맛을 내고, 깨와 참기름을 아끼지 않아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아담한 공간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 비결을 물으니 집에서 먹는 것과 똑같이 가장 비싸고 정직한 재료를 쓰는 것 외에 특별한 성공비결은 없다는 주인의 설명. 음식을 만드는 데 있어서 최고의 재료와 최선의 정성을 고집한다.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텁텁하거나 불쾌한 맛이 나지 않는다. 이곳의 메뉴는 칼국수와 수제비가 전부이다. 그래서 2,30가지의 메뉴를 취급하는 일반 분식점과는 다른 맛을 기대할 수 있다. 항아리를 자주 찾는 손님들이 말하는 이 집의 자랑은 깨끗한 국물맛이다. 멸치로 국물맛을 낸 항아리 수제비에 들어가는 재료는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조개와 멸치, 그리고 호박, 감자, 양파가 들어가는데, 특별한 재료 때문이 아니라 바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한번 다녀간 손님들은 단골이 된다. 수제비와 칼국수에 빼놓을 수 없는 맛은 바로 김치... 시원하고 양념을 아끼지 않은 김치와 깍두기가 수제비와 칼국수 맛을 더해준다. 시원한 국물이 생각나는 날 이곳을 찾는다면, 그 깔끔함에 반할 것이다.